수잔 허스키 작 |
권효정 작 <청주시립대 청호미술관 제공> |
김유정 작 |
대구예술발전소가 올해 세 번째 기획 전시로 선보이는 대구·파리 국제 교류기획전 'The Blue Bird'展이 10월16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린다. 대구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후원하는 이번 기획전시는 해외 미술의 동향을 살펴보고, 국제적인 행사를 통해 미술의 다양한 형태와 내용을 시민들과 함께 향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과 한국 작가들이 함께 힘을 모았다. 특히 대구예술발전소의 강효연 예술감독과 프랑스의 전시기획자인 프랑수아즈 독끼에르(Francoise Docquiert)와의 공동 기획전시로 개최된다.
참여 작가들은 페인팅, 사진, 드로잉,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범위에서 각자의 표현 방법으로 자연과 동물을 이야기한다. 공동 기획자인 프랑수아즈 독끼에르는 이번 전시에 대해 "동물과 자연이 중심이 되는 프랑스 출신 작가 4명과 국내 작가 5명의 작품을 통해 인류의 독특하고 멋진 초상화를 재구축하는 미적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작가로는 권효정·김유정·박승원·배종헌·장미, 해외 작가로는 로만 베르니니(Romain Bernini), 수잔 허스키(Suzanne Husky), 에디 뒤비엔(Edi Dubien), 추록 히리에치(Chourouk Hriech) 등 총 9명이 참여한다.
강효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은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미술의 최신 경향은 아방가르드에 의해 크게 잊혀진 '자연과 동물'이 예술 현장의 최전선으로 돌아왔다"면서 "이번 기획전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의 기술적인 면을 미학적인 수단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재결합하고 더 이상 분리되지 않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전시로 기획됐다"고 전했다.
전시 제목인 'The Blue Bird(파랑새)'는 벨기에 시인이자 극작가인 모리스 마테를 링크(1862~1949)가 쓴 '파랑새'를 떠올리며 이름 붙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흑백으로 드로잉 된 추록 히리에치의 여행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시작으로 △로만 베르니니의 야생 동물에 대한 생각을 확장해 앵무새의 이미지를 캡쳐한 회화 작품과 △수잔 허스키의 자연과 야생동물에 미치는 인간의 파괴적인 영향을 비난하는 수단이자 방법을 작품으로 표현한 카펫, 드로잉, 수채화 작품 △에디 뒤비엔의 자연과 야생 동물의 관찰을 통해 자신의 작품에서 감각과 기억을 일깨우는 삶의 공간, 생각하는 공간을 드로잉으로 표현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 중 2명의 작가(추록 히리에치, 로만 베르니니)는 전시 개최 전 대구예술발전소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 완성해 관람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해외 작가의 작품에 이어 배종헌의 '앙뜨뉘우스' 영상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대상화된 자연도, 인간의 타자로서의 자연도 아닌 완전한 다른 세계로서의 자연을 생각하며 재구성한 어느 숲속 마을의 로컬 뉴스를 개미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장미 작가는 낯설지만 익숙한, 익숙하지만 낯선 자연 공간을 통해 추상적인 마음의 공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2022년 신작 'silence'을 선보인다. 다채로운 연출로 전시장 내 길게 작품을 설치한 김유정은 인간이 창조한 인공적인 자연에 투영된 사유와 그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사회 속 개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자유롭게 배치된 박승원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호흡'은 비둘기를 주제로 사회로부터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연상시키면서 동시에 인간의 한계를 표현하고 있다. 권효정은 삶 속에서의 예술(가)의 태도를 시각화한 설치 작품 'channel of ego'를 통해 자연을 몰아내고 인간이 점유한 자연의 이미지는 무엇을 닮았는지 역설한다.
전시 관람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품설명을 담은 QR코드가 제공된다. 전시 관람 시간은 10시부터 오후 7시(4~10월 하절기 운영 시간)까지다. 단체 관람 예약 문의는 (053)430-1289, 전시 문의는 (053)430-1228.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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