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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이건희 미술관, 왜 장관이 앞서 특정 지역 운운하나”..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 인터뷰 / 대구일보 2021-05-25
22/04/05 관리자 조회 2751
“국립 이건희 미술관, 왜 장관이 앞서 특정 지역 운운하나”..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 인터뷰

이점찬 “수도권 유력 검토안, 문화 격차 조장하며 국가균형발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멘트”
 
대구미술협회와 대구관광협회, 뉴대구운동은 지난 20일 대구시의회 회의실에서 ‘국립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 시민추진단’ 출범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 김형기 뉴대구운동 공동대표, 김수진 대구관광협회장.

“황희 장관의 견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화 격차를 더욱더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점찬 대구미술협회 회장이 최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국립 이건희 미술관’ 조성을 수도권에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과 관련, 25일 대구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수도권의 문화발전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답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역 간 균형발전이라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접근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도권에 유치해야 한다는 점은 전국의 문화발전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점찬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역사적, 환경적, 문화 정책적 요인에 의해 문화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은 문화적으로 낙후돼있고, 지역민들은 문화적으로 소외돼있다”며 “정부는 이번 기회에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수도권 중심으로 문화시설이 또 갖춰진다면 비수도권은 문화 낙후 상태를 모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특히 문화인프라 측면에서는 미술관, 영화관 스크린 수 등이 그렇고, 문화 소프트웨어에서는 문화예술진흥 기금 조성액 및 집행액, 문화예술단체 및 예술인 등 4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있다”고 말했다.

특히 황희 장관의 수도권 유치의 당위성을 ‘접근성’에 둔 점에 대해서도 의아함을 드러냈다.

대구 역시 서울에서 1시간 40분, 김해공항에서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등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로 접근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으로 대구야말로 접근성이 뛰어난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요즘에는 좋은 전시나 공연 관람을 위해서라면 일부러 해당 지역을 찾아가서 문화생활을 향유한다. 대구는 교통의 중심일 뿐 아니라 문화발전 잠재력이 가득한 곳”이라며 “단순한 관람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관광 산업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 이건희 미술관 조성을 놓고 현재 공개적으로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10여 곳으로 과도한 경쟁 구도가 양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단순 과열된 경쟁을 이유로 대구 유치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구는 1920~1930년대 서울, 평양의 중앙화단과 함께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고, 근대기에 미술 연구기관 또는 교육기관을 통해 미술가와 예술적 분위기의 확대를 도모해 무엇보다 설립될 장소로 타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발상지는 대구가 분명하다는 것.

그는 “이건희 미술관을 건립함으로 삼성과 대구의 인연을 기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며 “지나친 유치전쟁을 벌이면서 억지스러운 명분을 내세우기 전에 당위성과 기증자의 뜻을 기리는 것이 우선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 대구관광협회, 뉴대구운동본부와 뜻을 모아 국립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 시민추진단을 출범했다.

이 회장은 “2천500명의 대구미술협회 회원들에다가 250만 대구시민들의 힘이 더해진다면 그 뜻과 의미가 확산될 것”이라며 “시작은 민간단체로 구성이 돼 추진하고 있지만, 점차 대구시와 경북도가 함께 뜻을 모아 지역에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전력을 다해 움직이겠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문체부의 전문위원회가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려해 현명한 평가와 최적의 방안들을 내놓길 기대한다”며 “해당 문화재와 연고가 깊은 지방자치단체가 컬렉션 역사와 전통을 함께 기리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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